2010. 5. 17. 12:38

[사설] 줄 투표하지 말고 올바른 후보 선택하자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는 사상 유례없는 ‘1인 8표제’로 투표를 하게 된다. 이러다 보니 유권자들은 후보자 정보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고 투표를 할 경우 자칫 줄 투표가 예상돼 ‘묻지마 식’ 선거에 의한 자질 없는 후보 양산이 예고되고 있다.

이번 선거의 특징은 두 번에 나눠서 투표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1차 투표에서는 교육감, 교육의원, 지역구 시의원, 지역구 도의원을 투표하고 다시 투표용지를 받아 도지사, 시장 그리고 비례대표 시의원과 비례대표 도의원에 투표하게 된다.

지난 지방선거에 비해 경기도 교육감과 교육의원이 추가됐으며, 교육감과 교육의원선거는 정당과 무관하기 때문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투표 순서가 먼저 정해졌다.

그러나 선거제도가 달라지고 선출하는 대표자가 많아졌지만 1차와 2차로 나누어 투표를 하고 투표용지 색깔 또한 차별화돼 있어 구분은 쉽게 되어있다.

지난 2006년에 실시된 지방선거의 특징은 조상을 잘 만나 가나다순으로 정한 기호 순번 때문에 ‘가’번의 기호를 받은 시의원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기초의원의 당락을 가른 것은 자질이나 능력보다는 ‘기호’때문이었다는 분석이다.

한마디로 인물 보다는 단순히 ‘이름’순에 따라 부여된 기호를 따져 찍는 이른바 ‘줄 투표’ 현상이 두드러져 후순위를 받은 후보들은 날벼락을 맞았었다.

줄 투표를 통해 선출한 후보를 놓고 자질과 시흥발전에 저해되는 사람이라고 지탄하기 전에 유권자들이 후보자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고 투표를 하는 의식 전환이 필요할 때다.

당심(黨앞心)에 의해 앞 번호를 부여받은 후보들은 사실상 당선 안정권에 들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난 선거와 달리 유권자들은 냉철한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반해 날벼락 맞은 기호 ‘나’번과 ‘다’번의 후보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번 선거에서 분명한 것은 기호 ‘가’번을 받고도 의회에 진출하지 못하는 후보자가 탄생할 것이란 예상이다. 누가 이 같은 불명예를 안게 될지는 그동안의 행적과 활동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되는 유권자만이 알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13명의 현직 시의원 중 이번 선거에 나서는 후보는 탈당 후 무소속에 출마한 의원을 포함해 5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의든 타의든 이미 9명의 후보가 심판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공천을 받은 4명의 후보도 운명을 가를 상황이 됐다. 가 선거구의 한나라당 이선희 후보가 ‘다’번을, 민주당 이귀훈 후보가 ‘나’번을 받아 처절한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보다 더한 곳이 바로 다 선거구(군자.정왕본.정왕1동)이다. 민주당 장재철 현 시의원만 유일하게 ‘가’번의 기호를 받았다. 한나라당 안정욱 현 시의원이 ‘나’번을 받았으며, 이일섭 현 시의원은 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불사했다.

선거 후유증을 섣불리 예측할 순 없지만 유권자의 책임론이 제기 되지 않도록 나름대로 충실히 의정을 수행했거나 준비해온 후보들이 이미 공천에서 낙천된 만큼 남아있는 현 시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면밀히 분석해 투표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인물과 전문성에 밀려 앞 순위 프리미엄으로만 당선되는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유권자들의 냉철한 판단이 다시 한 번 기대된다.


Posted by 시흥오아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