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3. 10:13

“MOU체결에만 급급했던 것이 아니냐” 비난일어

 


시흥시가 추진 중인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가 표류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와 MOU를 맺은 뒤 3개월 가까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9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시흥시는 지난 2월 초 서울대는 이장무 총장과 김윤식 시흥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군자지구(정왕동 1771-1 일대)에 국제캠퍼스 조성에 합의하는 내용의 ‘서울대 시흥국제캠퍼스 및 교육·의료 산학클러스터’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서울대는 오는 2014년 3월 개교를 목표로 99만㎡ 규모의 군자지구에 ▲글로벌 교육을 위한 국제캠퍼스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한 의료훈련센터 ▲의료관광병원 ▲BT·IT 연구를 위한 산학클러스터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흥시는 서울대와 공동으로 '시흥국제캠퍼스 조성지원단'을 구성, 도시계획 결정 등 행정절차가 이뤄지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경기도는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로 시흥시가 인천.안산·화성시와 연계된 환황해권 녹색성장 거점지역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MOU가 ‘알맹이 빠진 빈껍데기 협약’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착공 시기는 물론 캠퍼스의 위치, 부지면적, 조성비용 등 핵심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사업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자 MOU 체결 후 현재까지 캠퍼스 부지 등 핵심내용 대부분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캠퍼스 부지의 경우 서울대는 개발가치가 높은 공원과 단독·공동주택 등이 들어설 예정인 군자지구 한 복판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시흥시는 군자지구 남측 부지를 고수하는 등 줄다리기만 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캠퍼스 조성비용이다.

시흥시와 군자지구 개발사업자가 캠퍼스 인근 부지를 개발해 얻은 수익으로 부담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대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캠퍼스를 건립할 수 있게 된다. 과잉 혜택 등 특혜 논란이 일었던 인천시의 연세대 송도국제캠퍼스 조성과 비슷한 방식이다.

시흥시가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치적 쌓기를 위해 MOU 체결에만 급급했던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시흥시의 명문대학 유치는 찬성하지만 무작정 퍼주기 식은 말도 안 된다”며“서울대가 요구하는 ‘노른자 땅의 캠퍼스 부지 무상제공’ 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당장에 배고프다고 소 잡아먹을 수는 없듯이 서울대가 원한다고 한화로부터 수천억 원을 들여 산 군자매립지를 덥석 내주어서는 안 된다”며 “토지가격이 저렴하고 개발가용지가 풍부한 지역으로 국제캠퍼스를 유도해 시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흥시 관계자는 “이 달 중으로 서울대 측과 조성비용은 물론 위치나 캠퍼스 규모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며 “MOU 체결 후 시간이 흐른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6년부터 올해 초까지 시흥시를 비롯해 경기도내 지자체가 대학 유치를 위해 MOU를 체결한 곳은 모두 14곳으로 이 가운데 서강대, 광운대 등 6곳은 이전을 포기하거나 보류해 사실상 사업이 물 건너 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상선 기자 sshancho@hanmail.net


Posted by 시흥오아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