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기능은 빠진 채 제2의 시화지구로 전락할 우려 높아
한상선 편집국장
시화MTV(멀티테크노밸리)사업은 첨단.벤처 등 지식기반산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유통 등의 지원기능과 관광.휴양의 여가기능 등이 조화된 미래지향적 첨단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2001년 8월 MTV개발계획을 고시한 이후 처음 시작돼 2007년 8월 공사를 시작 2016년까지 공사를 마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사를 시작한지 채 2년이 안된 현재에 이르러 수공은 ‘사업계획 변경안’을 내놓으며 사실상 MTV 기능을 줄이고 상업용지 특화 및 주거용지 확대, 폐기물처리시설 입지계획조정, 대학기능 도입, 변전소 신설 등에 따른 토지이용계획을 변경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로써 처음부터 과도하게 계획된 상업용지의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1만40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주상복합단지로 분양하려는 개발계획 변경안이 시민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국토해양부에 제출되면서 시화MTV사업에 대한 주민 반대 여론이 급격히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수공은 지난 2004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민관협의체인 ‘시화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만들어 2006년 6월 시화지구 환경개선기금 마련이라는 개발명분을 만들어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해 왔다.
MTV착공 전 안산과 시흥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주민 87%의 찬성이 있었다고 했지만 당시 여론조사 인구비율이 안산의 인구수와 시흥의 인구수를 비례한 것이어서 사실상 개발용지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시흥시의 의견은 거의 반영되지 못했었다.
주민설명회와 공청회를 졸속으로 요식행위만 가진 채 시화MTV시민대책위 등 시민들은 수공이 제시한 대기환경개선과 시화지구 환경개선으로 인해 집값 상승과 상권 활성화 등 개발로 인해 얻어질 이익을 반신반의하며 기대해왔다.
그럼에도 갑작스런 수공의 토지이용계획 변경안은 그동안 시민단체에서 수없이 문제 제기했던 잘못된 계획을 스스로 자인한 셈이 된다.
또한 지난해 3월 교통영향평가 공청회에서 시민들은 교통대책에 대한 보완과 추가대책을 요구하며 상습정체구간인 서해안로의 대폭확장을 요구하는 등 교통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지적하였지만 수공은 조일제지에서 시화방조제입구까지 2㎞구간만 일부 확장 계획을 세웠었다.
이를 반증하듯 김진수 MTV사업처장은 모 신문 기고를 통해 “상업용지 인근에 정주 인구가 없으면 도심 공동화현상이 발생될 뿐만 아니라 상업 및 공단 종사자의 교통문제 해소를 위해서도 단지 내 일부 주거용지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상업용지의 면적을 축소하고 주상복합단지를 설정하여 1만4000명의 인구를 수용하는 것으로 변경하게 된 것”이라고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고 있다.
이는 지역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의견보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내세운 시화MTV사업계획안은 처음계획과 변경안이 상충하는 것은 전문가도 제대로 된 의견을 내놓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결국 시화MTV사업 개발이익금으로 시화지구 환경개선자금 4500억원을 마련해 시민들에게 환원해주겠다는 수공 측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을 시민이 없게 된 것이다.
앞으로도 어떤 변경안이 제출될지 모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민들은 차라리 시화MTV사업 무용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MTV산업단지필요성, 개발이익금책정의 적정성, 환경개선자금선투자 이행여부 등 어느 것 하나 시민들에게 수공과 지속위는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시화지구1단계 MTV사업, 송산그린시티 사업 등으로 인해 물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수공이 지역주민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땅장사를 하는 공기업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
산업단지로써의 경쟁력이 떨어진 시화산단의 공장들이 인근 화성, 평택 등으로 하나 둘 이주하며 발생하는 소규모 영세기업들의 입주와 산단 공동화현상이 현실화 되어가고 있으며, 현재 대부분의 시화산단 기업들은 조성원가에 가까운 금액에 산업용지를 분양하겠다는 수공의 계획에 따라 MTV산업용지에 입주를 하기위한 방법을 문의하는 등 입주에 대한 큰 기대를 가지며 벌써부터 시화산단의 공동화를 부채질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관내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을 보며 아직 실체를 모르는 시민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으며, 시흥시아파트연합회 등 시민단체가 공동투쟁을 결의하며 결성한 ‘시화MTV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에도 삐딱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무리들도 많은 듯하다.
이제 시흥시와 시민들은 시화MTV 사업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해 우리가 나아갈 길이 어디인지를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