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18. 12:34

청소년 일탈·성범죄 노출… 운동장 폐쇄 불가피
2012년 07월 18일 (수) 한상선기자 sshancho@i-today.co.kr

학부모 “아무런 안전장치 없는 개방이 화근”

학교 운동장이 위협받고 있다. 담장을 허물어 그 동안 주민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학교 운동장이 청소년 일탈과 성범죄 노출 위험 때문에 다시 폐쇄되는 처지에 이르렀다.


17일 시흥교육지원청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최근 성폭행범 신상 공개에 따른 성폭력 예방조치의 일환으로 학교 담장 강화에 나섰다.


법무부는 작년과 올해 시흥시 정왕동 A학교 주변지역 성폭행범의 신상을 공개하는 우편물 두 건을 학부모들에게 발송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주소와 이름이 낱낱이 공개된 성폭행범이 자신이 살고 있는 주거지와 학교 인근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A초등학교는 2년 전 주민들의 체육활동과 여가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담장을 허물고 운동장을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더불어 학교 정문에 경비실을 설치하고 외부인을 통제하는 등의 학교안전강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담장 제거 후 최근 수업시간임에도 불구, 아무런 제지 없이 한 남성이 침입해 학교 화장실에서 어린 여학생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담장 허물기가 이제는 어린 청소년의 위험시설로 전락된 것이다.


학부모 김모씨는 “학교 담장을 허물어 주민과 친숙했던 학교가 다시 담장을 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바로 옆에 파출소가 있어도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지경이라면 담장을 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이모씨는 “담장 허물기 자체가 범죄의 원인으로 볼 수는 없지만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학교를 개방했던 것이 화근”이라면서 “학교 주변 CCTV확대설치와 우범 가능지역 순찰활동이 더욱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성범죄 위험과 도난 사고 발생으로 학교에서 안전을 우려해 관리차원에서 다시 휀스 담장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흥에서는 5개 학교가 학교장 재량과 공원 녹지조성을 연계시켜 담장 일부 구간을 허물었다.

Posted by 시흥오아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