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14. 10:16

道·시흥시, 포리초등학교 내년 통학차량 운행 지원 중단
2012년 09월 14일 (금) 한상선기자 sshancho@i-today.co.kr

학생들, 차량 이용위해 불가피한 학원 등록 ‘이중고’

도교육청 “예산 1억 지원, 타 학교와 형평성 어긋나

초등학생들이 도심 한복판에서 2~3km를 차량과 뒤섞여 학교를 걸어 다녀야 하는 곳이 있다. 시흥시 포동에 있는 포리초등학교. 이 학교 학부모와 학생들은 지난 2007년 학생들의 통학 대체 교통수단 및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요구하며 등교 거부에 나섰다.


결국 경기도교육청과 시흥시는 25인승 버스 3대를 임차해 지금까지 학생들의 등하굣길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교육청과 시가 통학버스 운행을 지원해 사정이 다소 나아졌지만 내년부터는 전교 470여 명의 어린학생들이 아찔한 등하교를 해야 한다.


걸어서 통학하는 학생 4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통학버스가 없으면 등하교를 위해 불가피하게 학원을 등록하고 학원차량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도 교육청과 시의 지원은 여기까지. 경기도교육청의 입장은 단호했다. 내년부터 통학차량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학교 측에 통보한 것이다.


통학목적으로 학교 인근에 버스공영차고지가 생겨 교통여건이 많이 개선됐으며 1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차량운행을 지원하는 것은 다른 학교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 이유다. 학생들의 교통 불편 해소는 해당 지자체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12일 저녁 학부모 250여 명은 긴급대책모임을 갖고 도 교육청과 시흥시를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차도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는 250m에 이르고 인도가 없는 통학 길에는 소규모 공장들이 밀집해 통행차량과 학생들이 뒤섞여 학생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학교 인근에서 변사체가 발견되기도 했으며 통학로 주변에 폐쇄회로TV가 없어 갈수록 극성을 부리는 아동성폭력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시는 “통학로 확보를 위해 차도에서 학교까지 차도와 인도를 임시로 구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학교 학부모 안광률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하지만 등하교 시간에 학생들이 몰리면 만원버스를 이용해야 하고, 인도를 구분하겠다는 것은 행정 편의적인 발상”이라며 현실성 없는 정책을 꼬집었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권 확보와 이전을 위해 근본적인 해결을 원하고 있으며 등교 거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2007년 민원제기 당시 교육지원청과 시흥시가 2010년 말까지 중학교 개교와 동시에 초등학교를 주거 밀집지역으로 학교를 이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버스 등하교는 물론 중학교설립은 추진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때문에 통학버스가 아닌 집에서 가까운 학교를 걸어서 등교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조속히 주거 밀집지역으로의 이전해줄 것과 그때까지 통학버스를 현행과 같이 운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Posted by 시흥오아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