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공무원 ‘대단한 술판이라도 벌인 것처럼 보도’ 해당 기자 비난
시민 “자숙 없다… 김문수 도지사 직접 복무기강 점검 나서야 할 것”
최근 범국가적으로 실시된 을지연습훈련 기간 중 발생한 시청 상황실 음주 사건<본보 8월29일자 5면 보도>을 경기도와 시흥시가 막걸리 한 병 정도 마신 해프닝으로 종결 시키려다 망신살을 자초했다.
시청 상황실 음주 사건은 시가 내부적으로 적발하고도 사실을 은폐 축소하려다 지난 29일 언론 보도가 나오자 행정안전부는 경기도에 감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기도 감사관실은 시흥시를 찾아 음주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마치고 돌아간 뒤 시 내부에서는 해당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수위를 낮추려 사건 축소와 추가 보도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시에 언론의 추가보도가 없으면 징계수위를 낮추도록 노력하겠다는 도 조사담당관 관계자의 조언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조직적인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일고 있다.
음주사건 감사가 있던 이날은 감사원이 오는 9월로 예정된 기관운영감사에 앞서 감사자료 등을 요청하는 예비감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시민 박모(55)씨는 “잘못을 저지른 공무원들이 자숙도 모자라 이를 보도했다는 언론인을 비난하고 감사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소식에 화를 참을 수 없다”며 “김문수 도지사가 직접 복무기강 점검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심기보 부시장은 전 근무지인 오산시 재직 당시에도 을지훈련 기간에 공무원들의 근무지 이탈사건이 발생해 곤혹을 치렀던 것으로 알려져 연이은 악재에 시 집행부가 난감해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일부 간부공무원은 대단한 술판이라도 벌인 것처럼 보도했다며 해당 기자들을 탓하고 있어 적반하장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 해당 국장이 반성은커녕 발설자 색출에 나서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최근 시장과 공보정책담당관이 상당수 언론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언론 개혁을 했다는 모 언론 인터뷰에 기자들이 비보도 요청을 거부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최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자들이 밥 한 번 먹어주면 조용하더라는 김윤식 시장의 발언과 기자들의 밥줄을 끊는 언론개혁을 하고 있다는 우정욱 담당관의 발언이 시 내외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한편 음주사건 감사 종료 후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제기되자 도 감사관실이 31일 재조사를 실시해 경기도와 시흥시 모두 이래저래 망신살을 자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