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장 등 여행 시 전남까지 배차… 어긋난 용도 비난
일부 지자체가 공직자 사기진작에 기여하기 위해 직원 경조사에 관용버스까지 배차하고 있는 마당에 최근 시흥시가 공무원들이 필요한 일정에 배차를 거부해 눈총을 사고 있다.
15일 시흥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수원시 천천동에서 기능직 공무원의 일반직 전환시험이 있었다. 이날 시험에 응시한 공무원들은 관용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시 행정과에 요청했지만 담당 과장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배차를 하지 않았다는 것. 일부 공무원들이 이를 문제 삼자 해당 과장은 내부 전산망 핸디를 통해 “우리나라 교통사고율이 세계 최고라 혹시 모를 불상사를 대비해 버스 편의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당시 상황을 알지 못했던 공무원들까지 시의 핑계를 오히려 비난하고 나서 새해 벽두부터 내부 갈등 조짐이 일고 있다. 모 공무원은 시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차라리 못했으면 핸디망에 올리지나 말지 우리나라 교통사고율이 세계 최고라는 근거 없는 핑계로 시험 보러 가는 직원 혹시나 무슨 사고날까봐 버스제공을 안했다고…”라며 비난했다. 또 다른 공무원도 “털끝 만큼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악재가 될까 싶어 안 했다면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그는 격”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시 인사실무자는 “일반직 전환시험시 버스배차를 하지 않은 사유는 만약에 사고가 나면 전환시험 응시자 전원이 시간을 준수하지 못해 시험을 보지 못할 수도 있는 우려를 방지코자 했다”며 이해를 요구했다.
형평성 논란도 제기됐다. 지난해 8월 부시장과 국장 등 간부공무원 17명의 제주도 자전거 여행 당시 시는 45인승 관용버스를 멀리 전남 장흥 노력항까지 배차했다. 이 때문에 간부공무원은 관용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특권(?)을 누려도 되고 하위 기능직 공무원은 ‘교통사고율’ 때문에 배차를 거부당한 것은 형평성에서도 잘못됐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