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정왕동 주택가 인근에 위치한 제지공장의 소각로 용량 증설 사업을 두고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A제지는 자원 재활용 처리시설 증설사업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26일 정왕3동주민센터 강당에서 개최했다. 그러나 평소 악취와 대기오염으로 고통 받던 주민 150여 명이 사업 추진을 반대하며 설명회를 무산시켰다.
A제지는 노후 소각시설 개량을 통한 대기오염물질 농도 저감과 경영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2차 여과집진시설 252㎡를 증설하고 하루 240t의 폐지류와 폐합성수지류, 폐목재류 등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주민들은 소각시설 증설 반대위원회를 구성하고 정왕동을 또 다시 악취 냄새의 늪으로 빠지도록 두고 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민 반대위 관계자는 “소각시설에서 다이옥신과 암모니아, 황산화물, 일산화탄소 등 인체에 유해한 발암물질이 배출되는데도 이를 개선하지 않고 시설을 또 다시 증설하겠다는 것은 주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장 마당에는 수 백만t의 폐지와 폐기물, 슬러지 등이 쌓여 비가 내리면 하수로 흘러내리고 수증기에서 발생하는 종이 부패 냄새로 인해 편두통과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말을 이었다.
주민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기업이 주민을 고통에 이르게 해놓고 사과 한마디나 지역 사회 공헌도 없이 또 다시 소각로 용량을 증설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공장 이전을 요구하는 투쟁도 불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A제지가 지원하는 모 환경포럼 단체 회원과 회사 관계자, 단체 회원 등 회사에서 동원한 듯한 주민이 절반 가까이 됐다. 이 때문에 악취 고통에 시달리던 반대 주민과 회사 관계자 사이에 거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주민 김모(45)씨는 “정왕동 환경오염의 주범인 A제지의 소각로 증설 계획에도 불구하고 지역 환경단체는 뒷짐을 지고 있다”며 “주민이 반대하는 것에는 모른 척 넘기고 찬성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이상한 집단”이라고 성토했다.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용량 증설이 필요하다는 회사 측 입장과 악취 고통 피해를 호소하며 반발하는 주민들의 입장차가 워낙 커 사업 시행까지는 상당한 격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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